블랙(Black, 2005) : 빛.. by 그루터기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미셀 맥날리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2살 때 그만 병이 얻고 맙니다.병에서 나았지만 미셀에게는 큰 일이 생겼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부모님께 말했습니다. “이 아이는 앞을 볼 수 없고, 소리도 듣지 못할 것이고 말도 잘 못할 거에요.” 이 아이는 어떻게 자라났을까요세상이 온 통 깜깜했던 이 아이는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대로 배울 수도 없었고,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도 없었지요. 자연히 거칠고 난폭한 아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음식을 집히는 대로 입에 집어넣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집을 온통 어지럽히고, 어떤 때는 식탁위의 초를 넘어뜨려 불을 내기도 했습니다. 참다못한 아버지는 이런 아이를 마치 짐승처럼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했을까요? 이 아이에게 방울을 채워줍니다. 어디에 있는지 잘 감시하기 위해서죠.

  

이런 미셀에게 어느날 새로운 일이 생겼습니다선생님이 생긴 거에요. 코와 턱에 수염이 가득한 한 남자 선생님이었습니다. 데브라지 사하이 선생님이었어요. 이제 이 아이와 선생님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색과 같은 아이의 세상에 빛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이 선생님은 최선의 노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구잡이로 고삐가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며 정말이지 짐승과 같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던 이 아이, 미셀에게 선생님은 질서를 알려줍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고집을 꺾는 연습을 시키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리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온통 검은색인 이 아이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게 해 주었을까요?

 

그것은 단어를 알려주고 그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이름이 있지요. 우리가 보는 모든 것들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에게 그 이름을 알려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온통 검은색에 둘러 싸여 있는 이 아이는 이름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이름이 어떤 뜻이 있는지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극적인 사건이 생겼습니다. 모든 가르침이 헛수고로 돌아갈 뻔한 위기, 선생님이 더 이상 이 아이를 가르치지 못할 위기에서 이 아이는 자신이 두려워했던 물 속에 빠지게 되고, 바로 그 때 이 아이는 물이 어떤 의미인지를 온 몸으로 느끼면서 이름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아빠, 엄마의 이름을 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다행입니다. 부모가 드디어 선생님을 계속 이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허락하게 되었으니까요.

 

선생님은 세상의 모든 이름을 그 아이에게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팔에 온갖 이름을 다 적어주면서 이 아이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온통 검은색에 둘러 싸여 있던 아이, 미셀은 깜깜한 검은색에 둘러싸인 아이가 더이상 아니었습니다. 이제 어둠 속에서도, 세상을 환하게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빛이 그 아이에게 생겨난 것이죠선생님, 사하이를 통해서 세상을 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 아이, 미셀은 계속해서 배웠습니다. 선생님은 미셀이 대학에 가서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다른 이들은 4년이면 대학에서의 공부를 마칠 수 있는데, 이 아이, 미셀에게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것이죠.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다음,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되었을 때, 미셀은 졸업식장에서 연설을 하게 됩니다. 그 때 이 아이, 미셀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릴적에 전 항상 뭔가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찾은 것은 어둠 뿐이었습니다. 어느날 어머니께서 저를 모르는 사람의 팔에 넘기셨습니다. 그는 세상 누구와도 달랐습니다. 그분은 마술사였습니다. 수년 동안 그분은 나를 어둠에서 빛으로 이끄셨습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보면 우린 모두 맹인입니다. 여러분 중 누구도 그분을 보거나 듣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전 하느님을 만져봤습니다. 전 그분의 존재를 느꼈습니다. 난 그 분을 "티쳐"라고 부릅니다. 제겐 모든게 검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선 검은색의 새로운 의미를 알려주셨습니다. 검은색은 어둠과 갑갑함 뿐이 아닙니다. 그건 성취의 색입니다. 지식의 색입니다. 졸업 가운의 색입니다.     

 

                                                                                                                       

제대로 들을 수도 말할 수도 볼 수도 없는 한 아이의 세계. 블랙. 그러나 이 검은색은 성취의 색으로 지식의 색으로 곧 빛의 색으로 그 아이에게 바뀌어진다. 그것은 그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보며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준 한 선생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인식의 길을 열어준 선생님,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빛을 보여준 선생님은 그 아이에게 있어서 하나님과 같은 존재다. 공교롭게도 그 선생님은 "치매"에 걸려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역시 블랙. 이제는 그 아이가 선생님의 빛이 되어준다. 모든 것을 잊어버린 그 선생님이 그 아이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을 다시 기억하게 된 첫 단어, 그것은 그 아이가 처음으로 세상을 인식하게 된 첫 단어인 물(Water)이었다. 이렇게 선생님과 그 아이는 하나로 엮어진다. 블랙에서 빛의 세상으로 나간 것이다. 블랙과 화이트는 이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이기도 하다.


기억에 남는 대사.

# 1. 대학 면접 장면에서

지식은 모든 것이에요. 지식은 영혼이며, 지혜이고 용기, 빛, 소리에요. 제게 지식은 성경이며 하느님이죠. 지식은 내 스승이에요.


# 2. 가족 상견례 장면 (미셀 동생이 결혼하게 될 때)

난 8살이었고, 항상 거칠고, 사납고, 삶에 화가 나 있었지요. 난 절대 삶에서 즐거운 순간을 느껴보지 못할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처음으로 사라를 내 품에 안겨주셨어요. 난 예쁜 아기를 만져봤어요. 작은 눈을 만져봤죠. 그리곤 알았어요. 사라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게 되리란 것을. 제가 하루 종일 웃었노라고 엄마께서 말씀하셨어요. 사라는 자신의 행복을 모두 나와 나누었어요. 내 손을 잡고 어디든 데려갔어요. 어머니가 안계실 땐 내게 음식을 먹여줬지요. 밤이면 나를 깨워서 물을 마시고 싶은지 물었죠. 넌 나의 소리없는 손가락의 목소리였어. 진심으로 네 결혼을 고대하고 있어. 신부가 되진 못하지만 들러리는 하고 싶어. 네가 마크와 새로운 삶을 향해 걸어갈 때 울지 않겠노라 약속할게.


# 3. 졸업식 장면

수많은 시도 후에 수 차례 떨어지긴 했지만 거미는 마침내 집을 지었습니다. 개미가 산을 기어 올랐습니다. 거북이가 사막을 건넜습니다. 그리고 오늘 미셸 맥날리도 드디어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저의 경우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20년 걸린 일이 제겐 40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어릴 적에, 전 항상 다른 이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절 부끄러워하셨습니다. 해마다 집에 전화를 할 때면 "엄마, 나 낙제했어요"라고 했지요. 하지만 오늘은 말할 수 있어요. "엄나, 나 통과했어요." 부모님도 제가 자랑스러우실 것입니다. 세상을 향해 자랑스럽게 제가 딸이라고 하실 것입니다. 감사드려요. 아빠, 엄마.

어릴적에 전 항상 뭔가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찾은 것은 어둠 뿐이었습니다. 어느날 어머니께서 저를 모르는 사람의 팔에 넘기셨습니다. 그는 세상 누구와도 달랐습니다. 그분은 마술사였습니다. 수년 동안 그분은 나를 어둠에서 빛으로 이끄셨습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보면 우린 모두 맹인입니다. 여러분 중 누구도 그분을 보거나 듣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전 하느님을 만져봤습니다. 전 그분의 존재를 느꼈습니다. 난 그 분을 "티쳐"라고 부릅니다.

제겐 모든게 검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선 검은색의 새로운 의미를 알려주셨습니다. 검은색은 어둠과 갑갑함 뿐이 아닙니다. 그건 성취의 색입니다. 지식의 색입니다. 졸업 가운의 색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입고 있는 색이지요. 하지만 여러분과 전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 모두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가운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전 입지 않았죠. 졸업 가운을 입은 모습을 제일 먼저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매년 졸업식 날이면 저를 여기 데려오셨어요. 매년 우린 그 문 근처에 서서 매년 제 손에 써주셨어요. "언젠가는 네가 저 무대에 서는 걸 보고 싶구나, 미셸". 선생님의 꿈을 이루는데 40년이 걸렸습니다. 오늘 난생 처음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선생님께서 저기 서 계시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자랑스럽게 우리의 꿈이 이루어진 것을 지켜보시는 것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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