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복역하다 칠순 넘겨 출옥한
피부가 청년처럼 잔주름 하나 없이 깨끗한
어느 기이한 노인에게 목사 시인이 물었다
헌데 비결은 아주 간단한 '건포마찰'
대답은 짧지만 사연은 너무 긴 것이었다
감방에서 몇십년을 하루도 안 거르고
자고 새면 손끝에서 발끝까지 전신을
마른 수건으로 문질러 닦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노인은 건강비결을 설하려다가
개과천선을 들켜버린 셈이다
목사 시인은 장수비결을 설하려다가
성악설을 흘려버린 셈이다
노인의 유일한 방주는 수건이다
마른 수건 한 장에 여생을 걸고
인간의 탈을 벗고 싶었을 게다
생의 지우개로 과거를 지우고
새사람이 되고 싶었을 게다
마른 수건 한 장으로 사포질하듯
마음 속 때도 오래 문질렀을 것이다
묵은 마늘이나 양파 껍질도
눈물깨나 흘리며 까고 벗겨야
참 매끄럽고 말간 속살이 드러난다
사람의 속내도 그와 같아서
마음 안팎 허물부터 벗겨야 한다
닦을수록 본성이 착하고 예쁜 축생은
사람이라고 설하다 간 사람 누구였더라?
- 박형준, 이장욱 엮음, 『걸었던 자리마다 별이 빛나다』中 -
사람..
그 알 수 없는 존재..
피부가 청년처럼 잔주름 하나 없이 깨끗한
어느 기이한 노인에게 목사 시인이 물었다
헌데 비결은 아주 간단한 '건포마찰'
대답은 짧지만 사연은 너무 긴 것이었다
감방에서 몇십년을 하루도 안 거르고
자고 새면 손끝에서 발끝까지 전신을
마른 수건으로 문질러 닦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노인은 건강비결을 설하려다가
개과천선을 들켜버린 셈이다
목사 시인은 장수비결을 설하려다가
성악설을 흘려버린 셈이다
노인의 유일한 방주는 수건이다
마른 수건 한 장에 여생을 걸고
인간의 탈을 벗고 싶었을 게다
생의 지우개로 과거를 지우고
새사람이 되고 싶었을 게다
마른 수건 한 장으로 사포질하듯
마음 속 때도 오래 문질렀을 것이다
묵은 마늘이나 양파 껍질도
눈물깨나 흘리며 까고 벗겨야
참 매끄럽고 말간 속살이 드러난다
사람의 속내도 그와 같아서
마음 안팎 허물부터 벗겨야 한다
닦을수록 본성이 착하고 예쁜 축생은
사람이라고 설하다 간 사람 누구였더라?
- 박형준, 이장욱 엮음, 『걸었던 자리마다 별이 빛나다』中 -
사람..
그 알 수 없는 존재..



덧글
ebedadonai 2009/06/22 00:13 # 삭제 답글
언제 또 이렇게 멋진 글을 여기다 올려다 놓으셨나?ㅋㅋ 좋다....글구 많은 생각을 또 하게 하네...
참 멋진 동생이야...당신!!
그루터기 2009/06/23 23:18 #
과한 칭찬으로 고맙게 생각하겠습니다. 자주 들려주시고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는 게 감사하네요. ^^
2009/06/23 23:24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